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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39

아빠와 찰떡 아이스 연말이라 이 모임, 저 모임을 핑계로 요가 수업을 몇 주간 빠졌다. 오랜만에 요가를 다녀오는 길에 한 무리의 중년 남성들을 보았다. 거나하게 취한 모습의 그들은 나보다 적어도 열댓 살은 많아 보였으니 아마도 중고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두었을 것이다. 그 중 두 남자의 손에는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상자가 들려 있었다. 술자리가 파하면서 아마도 집에 있는 가족들이 생각나 샀으리라. 그들을 지나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겨울이면 아빠는 찰떡 아이스를 사왔다. 쑥향이 나는 떡에 엷은 분홍색 크림이 들어간 그 찰떡 아이스.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집에 도착했을 때에 아이스크림은 딱 먹기 좋은 정도로 녹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냉동실에서 갓 나온 딱딱한 상태보다는 실온에 십여 분.. 2020. 1. 12.
Timeless,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Timeless,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비가 하루종일 내리던 날이라 실내에서만 놀자고 얘기가 되어 백화점 내에 있는 훠궈집에 갔다. 생긴지 얼마 안된건지 창가 쪽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봐서 놀랐다. ㅋㅋ 저 음식은 무엇인고 하고 쳐다보기에 당황 ;ㅂ; 점심을 먹고 카페를 찾으려다가 줄이 길게 늘어선 팝업스토어를 발견하였다. 인스타그램에서 왕왕 보이던 셀프 흑백사진이었다. 카메라에 연결된 긴 줄의 버튼을 누르면 셀프로 사진이 찍히는 그런 포토부스였다. 이것도 추억이다 싶어 약 한 시간가량 기다려 사진을 찍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흑백사진이 좋았다. 바로 찍어도 뭔가 오래된 듯한 아련한 느낌이 좋았고, 후에 보아도 컬러감 대신 질감만 .. 2019. 11. 19.
[대부도당일치기] 서울과 근접한 바닷가, 대부도에서 건진 인생샷 오랜만에 전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료 다영이 생각났다. 무던하고 차분한 성격의 다영씨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나의 성격과 늘 반대였다. 그래서 더 다영씨랑 편해진 걸 수도 있겠다. 나보다 2살 어린 다영이(이제는 다영이 ㅎㅎ)도 나도 첫 직장이었고 나는 마치 큰 언니처럼, 다영이는 어린 동생처럼 나를 잘 따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아직 어렸었는데 ㅋㅋ 내가 전회사를 떠나온 이후 아기새 다영이는 어느새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있었고 ㅋㅋ 본인이 차를 가지고 나올 테니 근교로 놀러가자고 했다. 뚜벅이 인생인 나로서는 오랜만에 근교로 나갈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다 ㅋㅋ 신기사 고마워!! 사랑해!!! 하루 전, 전회사(다영이와 같이 다니던 회사) 대표님께 급히 여쭤볼게 있었다. 사실 이대표님한테는 종종.. 2019. 11. 9.
11월, 매 순간을 소중히 ​ 결혼 후 처음으로 시댁과 함께 여행을 갔다. 무던한 시댁식구들 덕에 유유자적 평화로웠던 속초 날씨가 너무 좋아 가는 곳마다 동화속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근 몇년 간 가을이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이란 걸 알지 못한채 지나갔다. 올 가을은 유독 아름답게 느껴져 어디든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왜 일까. 가을은 늘 똑같이 반복되었는데 왜 이제야 그 아름다움이 보이는 걸까? ​ 그간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많이 약했는데 올해는 작년부터 꾸준히 한 요가덕에 체력이 회복됐음을 느낀다. 잘먹고, 비교적 잘 자고 그러니 일상에 소소한 것들이 기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래서 건강이 제일 이라고.. 더 늦기 전에 깨닫게 되어 참 다행이다 ​ 우리 집의 최고 어른인 아버님과 .. 2019.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