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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Timeless,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by 임나무 201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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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ess,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원래 시크한 컨셉이라 웃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연이만 컨셉에 충실ㅋㅋㅋ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비가 하루종일 내리던 날이라 실내에서만 놀자고 얘기가 되어 백화점 내에 있는 훠궈집에 갔다. 생긴지 얼마 안된건지 창가 쪽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봐서 놀랐다. ㅋㅋ 저 음식은 무엇인고 하고 쳐다보기에 당황 ;;

점심을 먹고 카페를 찾으려다가 줄이 길게 늘어선 팝업스토어를 발견하였다. 인스타그램에서 왕왕 보이던 셀프 흑백사진이었다. 카메라에 연결된 긴 줄의 버튼을 누르면 셀프로 사진이 찍히는 그런 포토부스였다. 이것도 추억이다 싶어 약 한 시간가량 기다려 사진을 찍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흑백사진이 좋았다. 바로 찍어도 뭔가 오래된 듯한 아련한 느낌이 좋았고, 후에 보아도 컬러감 대신 질감만 남아있어 크게 유행을 탄다거나 촌스러움이 덜한 느낌이라 좋다.

생각해보면 흑백사진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친해진 이 친구들과도 같다. 고등학교때부터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고, 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 친구들이 옛날 그때처럼 편하게 느껴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 묘한 이질감이 있었고, 다 커서 생긴 새로운 인연들이 마냥 신기하고 좋았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 소원해지기도 했다. 그 서운함이 쌓여 싸운 적도 있었지만 중간에 한 친구의 노력으로 오해를 풀고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5 9-6 일을 하는 일반회사원인 나와 다르게 이 친구들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어 3교대로 일을 한다. 카톡을 해도 반나절 후에나 답장이 오는 일이 빈번하고 주말에 쉴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래도 일년에 겨우 한, 두 번 만나는 우리는 흑백사진 같은 묘한 우정을 지키고 있다. 눈치를 보지 않고 별 생각없이 내 얘기를 할 수 있으며, 혹 거슬리는게 있으면 뒷일을 먼저 생각하기 보단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관계이다. 가족에 관한 일, 남편,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로의 부모님에 대한 안부를 묻고, 재밌게 놀다 오면 엄마에게도 꼭 그 친구들의 소식을 전한다. 어느새 엄마의 입가에도 반가움이 번지는 그런 친구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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