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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릴 때, 비로소 나다울 수 있다.

by Dayunish 202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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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릴 때, 비로소 나다울 수 있다. 

우연히 기회가 생겨 가족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카메라를 낯설어 해서 돌촬영도 생략했었다. 못내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친구의 지인이 스튜디오를 오픈하는데 포트폴리오를 만들겸 무료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족끼리 촬영 나들이를 떠났다. (아는 동생에 아는 형님이요~)

찍는 김에 나와 남편의 프로필 촬영을 해주셨고, 남편은 사진이 잘 받아서 10분 만에 끝났지만 온갖 포즈를 다 취한 나는 거의 20분이 걸렸다.

사진 셀렉을 위해 원본을 받고 사진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얼굴형도 얄쌍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해 그렇지 않은 나보다 사진이 잘 나오는 것도 있지만 남편의 편안한 미소 안에는 뭔가가 있었다. 아니, 사진촬영을 자주 해본 사람도 아니고 어쩜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왔을까?

남편과 6년을 살아보니 이제는 그 비밀을 알 것도 같았다.

나와 남편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남편은 본인 그대로의 모습이 제일 잘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나는 내 한계를 뛰어 넘어 잘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다면 남편은 그런 욕심없이 그저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자연스럽게 해내는 사람이다.

그런 모습이 사진에도 담겼다.

잘 나이들고 싶은 것이 하나의 소망인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잘해내는 것도 좋지만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 나 자체로 살아가는 것 또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었다.

더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고.

나는 이따금씩 불안할 때가 있다. 딱히 엄청난 우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만히 있는게 불안한 것이다. 

지금 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는다면 불안한 건 없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앞서 하다보니 불안하게 된다.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나 자신이 되는 것 또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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