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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만 19개월 육아 기록: 엄마, 아빠에게 장난을 치다.

by Dayunish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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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사건.

자기 전, 아이 이를 닦아 주려는데 칫솔이 없어졌다. "여보, 00이 칫솔이 안 보이네. 어디 갔지?" 남편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이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장난감 상자를 뒤적거렸다. 그러더니 칫솔을 꺼내 우리에게 주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남편과 내가 칫솔 얘기하는 것을 알아듣고 찾아낸 것 같았다. 신기하네. 정말 알고 꺼내온 거니? 아니면 우리가 얘기할 때 우연히 칫솔이 손에 집힌 거니? ㅎㅎ

편식을 하고, 밥을 잘 안 먹는다.

토마토, 브로콜리, 파프리카, 감자를 귀신같이 골라낸다. 토마토, 브로콜리, 파프리카는 잘게 다져서 고기나 다른 음식과 볶아 주면 먹는데 감자는 귀신같이 골라낸다. 분명 작년에 이유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별 거부 반응 없이 먹었던 재료들인데.. 아빠가 감자를 싫어하는데 혹시 감자 싫어하는 유전자가 있나?

반찬만 골라 먹고 밥은 남긴다. 요 녀석아.. 그러게 밥과 반찬을 같이 먹어야지. 맨밥만 먹으면 넘어가겠니? 총량 자체가 적지 않아 큰 걱정을 하지는 않지만 우리 먹돌이가 편식을 하고 밥을 남기다니.. 애미는 믿을 수가 없구나..ㅜㅜ

엄마, 아빠에게 장난을 치다.

‘장난을 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요즘 우리 아이는 부쩍 장난이 늘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부모가 관심을 주면 슬쩍 얼굴을 보여주며 웃는다. 어제는 내가 노래를 불러주었더니 멜로디가 멈추는 시점마다 크앙하고 소리를 냈다.

다음 멈추는 찰나에 내가 쳐다봤더니 아직 아니라는듯 생글생글 웃다가 불시에 또 크앙한다. 엄마, 아빠가 깔깔 웃으니 저도 만족스러운 듯 웃는다. 남편이 자주 하는 장난인데 언제 배운 걸까?

아이가 하지 못했던 걸 하나씩 해나갈 때마다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뇌와 관련된 능력의 향상, 가족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현상 등에 대해 매 순간 신기하고, 감사하고, 나 또한 이렇게 성장해온 대단한 사람이 구 나하는 마음에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감정의 높낮이를 구분하고, 적절히 반응한다. (싸움을 중재하는 방법을 터득한 거니?)

며칠 전에는 아이의 잠자리에서 남편과 언성이 높아진 적이 있었다. 싸움은 아니었고.. 공감을 바라고 말했는데 남편이 해결책을 내리길래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그랬더니 누워있던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안아줬다. '엄마, 괜찮아. 화내지 마세요.'이런 느낌으로. 순간 너무 놀라서.. "00아 엄마가 너무 목소리가 높아졌지? 화난 거 아니고 아빠랑 얘기하다 보니 엄마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네. 화 안 낼게.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남편도 아이에 행동에 놀란 눈치. 앞으로 언행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좋은 의도로 목소리가 높아진 게 아니니.. 꼭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부부 사이를 위해서라도 조심하고 싶다.

드디어 혼자 놀기 시작했다, 노는 법을 알아간다.

친정어머니가 애를 봐주면서 제일 힘들어하신 부분은 아이가 잠시도 혼자 놀지 않는 것이었다. 나도 잘 안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 밥 한 번 제대로 먹어본 적 없고, 설거지를 편히 해본 적도 없었다. 엄마 껌딱지도 아니면서, 혼자 잘 놀다가도 뭐만 좀 하려고 하면 매달리고 소리쳤다. 집안일이 태산인데 하루 종일 아이 노는 것만 옆에서 지켜봐야 하니 아주 곤욕스러웠다. 그러던 우리 아이가 변했다. 혼자 노는 시간이 늘어났고(그래봤자 15분 언더지만..), 뭔가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레고 통을 쭈루룩 엎어서 다시 하나씩 집어넣는 다던가, 소리 나는 장난감을 차례로 눌러본다던가(DJ같음 ㅋㅋ), 최근에는 자기 의자에 좋아하는 뽀로로 친구들을 하나씩 모아 두기도 한다. 그리고 등받이 쪽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까꿍- 쳐다본다. 너무 귀엽다.

 

아이가 어느덧 만 19개월이 되었다. 24개월까지 언어와 뇌 발달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유튜브 영상을 봤다. 새삼 이 시기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소중한 19개월을 기록해 두고 싶다는 생각도.. 부지런히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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