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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더바랄게 없는 요즘 (부동산대란, 이직, 자기합리화)

by 임나무 202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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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바랄게 없는 요즘 (부동산대란, 이직, 자기합리화)

장기화되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딘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일상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는 더바랄 것 없이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라려면 더 바랄게 왜 없으랴..
그냥 하루하루 감사할 일이 더 많으니 좋게 생각하고 있다. 


[부동산 대란]


청무피사(청약은 무슨 피주고 사), 617대책, 대출규제, 서울+경기 전지역 투기과열지구로 분류 등 부동산대란에 직격타를 맞은 30대 당사자인 나와 남편도 부동산대란에 뛰어들었다. 
부동산 관련 서적을 읽고, 주위에 부동산으로 돈 좀 벌었다는 지인들에게 컨설팅을 하고, 부동산톡방에 참여하고, 부동산을 몇 군데 돌며 임장을 다녔다. 
하지만 요즘 매물도 없거니와 부르는게 값인 상황이라 부동산 주인들도 2/3정도는 난색을 표했다. 
'글쎄.. 우리도 이게 1-2주 사이에 몇 천에서 억씩 올라버리니까 사라고 말을 쉽게 못하겠네.' 혹은 '내 자식이면 여기 이 돈 주고 절대 못사게 해.'라는 사장님도 있었다.
(예산에 맞춰 보느라 주거 만족도가 높은 아파트가 아니었음에도 억억 소리가 절로나는 시세에 적잖히 당황스러웠다.)

내 나이와 비슷한 혹은 더 많은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고, 거의 원룸 수준의 평수에 살아야 한다니..
앞으로 아이도 태어날텐데 쉽지 않은 선택지가 펼쳐져 있었다.
그렇게 제법 불러온 배로 더운 여름 돌아다니다 보니 지금 우리 집이 천국같이 느껴졌다. 
아닌 중에 남편의 청약통장이 15년이 넘어 공공주택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나름 높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도 알게되어 우리는 지금 사는 집의 전세 만기까지 살기로 결심했다.
서울 아파트는 지금이 최저가다, 청무피사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과열된 시장에서 광기로 달려들기 보단 우리는 일단 우리의 템포로 걸어가고자 한다. 이 선택에 대한 후회도 내 몫, 만족도 내 몫이겠지.


[넘치는 퇴사자]


나랑 친한 동료가 최근 이직을 했다. 집 방향이 같아서 거의 매일 퇴근을 같이 하다보니 자연스레 사담도 늘고, 회사일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면서 친해진 동료이다. 
올 5월부터 부서에 많은 이탈자가 생겼다. 이유를 대강 알기도 하고, 나도 현회사에 근 5년을 있었기 때문에 이직에 대한 생각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난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육아휴직 다녀와서 더 도태되는거 아닐까?'
하지만 정답은 없다. 인생은 길고, 앞으로 나는 오래 일을 하고 싶다. 
현재 회사의 상황에 답답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육아휴직 1-2년으로 내 커리어가 망가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육아휴직 동안에도 자꾸 나만의 무언갈 만들어 나가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들 후회는 하지 말자.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 또한 나의 오랜 꿈이었다. 

[더 바랄게 없는 요즘]

최근 내 삶의 이슈(?)를 나열하고 보니 어쩌면 인생은 자기합리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에 맞춰 살 수없다 보니 그냥 내 삶의 우선순위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나머지 것들은 그저 그러려니..
코로나19때문에 회사에서 임산부라고 배려를 해준 덕에 일주일에 1-2회 출근을 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출퇴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몸이 편한지 모르겠다. 집에 있는 덕에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고, 편한 옷을 입고 일을 할 수 있어 좋다. 
덕분인지 뱃속에 아기가 매우 건강하게 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적당한 때에 결혼을 했고, 어느 날 우연히 복덩이인 아기가 찾아왔다.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그것을 나는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주중에는 가급적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바람이 쐐고 싶을 땐 공원을 걷거나 대형마트로 장보러 가는 것이 다인 요즘, 주말이면 문을 열어 환기가 비교적 잘되는 소규모 카페를 찾아 책을 읽는 것이 낙이 되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한다, 내가 더 바랄게 있을까.

몇 년 뒤,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으이구 이 바보야 네 생각이 틀렸어' 일까? '아니면 그래 역시 널 믿기를 잘했어'일까? 기억하기 위해 오늘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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