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확행] 매생이굴국으로 따땃한 겨울(+설연휴에 해먹은 만두와 약식)
돈을 모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는 것. 요새 돈관리를 좀 하면서 요리조리 머리를 써보니 외식비용에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식하지 못한 새에 물가가 오른건지 요즘 집앞 나가서 삼겹살 2인분만 먹어도 3만원이다. (1인분에 14,000원…?!)
결혼한 이후로 되도록이면 집에서 밥을 해먹으려고 하는데 처음에는 뭘 해먹는게 좋을지 막막하기도 했던게 사실.. 이럴 때는 부모님 찬스가 제일인데.. 살림꾼인 시어머님 덕에 이것저것 잘 해먹고 살고 있다.
▲ 퇴근 후 허겁지겁 만든거라..테이블 세팅이 적나라 하다 ㅎㅎ 소분한 냉동밥과 반찬통째 먹는 모습 ㅎㅎㅎ
이번에 어머님이 조심스럽게 건낸 매생이.. “혹시 매생이 먹니..?(나는 싫어하거든)” ㅋㅋㅋ 약간 머리카락(?)같이 입에 남아서 나도 매생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겨울이 제철인 매생이가 몸에 좋다는 얘길 듣고는 집으로 가져왔다. 어머님이 깨끗이 씻은 굴도 두 봉지 넣어주셔서, 매생이 굴국을 끓여 보았다.
매생이는 특유의 맛이 강한 재료가 아니기에 국물을 얼마나 맛있게 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집에 있는 재료들을 하나 둘 모아 육수를 끓이니 무엇을 넣어도 맛있을 것만 같은 육수가 완성되었다. 잘 세척한 대파 흰 뿌리, 새송이버섯 밑동, 국물용 대멸치 대여섯개는 손질하여 냉동보관한 후, 육수를 낼 때 사용한다. (참, 냉동보관하는 식재료도 한 달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우리모두 냉장고털이를 생활화합시다.)
국물이 얼추 우러나면 재료들을 걷어내고 매생이를 투하, 얼려두었던 매생이라서 매생이가 좀 해동된 후 굴을 넣어줬다. 이제 간장 휘- 한숟갈 정도 두르고, 다진마늘을 넣어 한소끔 끓여내 완성했다.
간을 보고 소금을 더 넣을까 했는데 그냥 먹었다. 약간 싱거웠지만 다음날 한 번 더 끓여 먹으니 졸아들어 간이 딱 맞았다.
일단 식감은 사실 포기했고… 그나마 굴 덕에 씹는 맛이 있었고, 맛은 뭐랄까? 미역국 같은 맛이었다. 우리 엄마는 조갯살 미역국을 끓여주신 적이 많아서 나에게는 미역국 같은 맛이었다. 다만, 국물이라는 개념보다는 매생이 죽?같은 느낌이라 먹을 때 꼭 호호 불어 천천히 먹어야 한다. 아니면 입천장이 다 데일 수 있으니 꼭꼭 충분히 식힌 다음 먹어줘야 한다. 또 이런 식감때문에 매생이국을 끓일 때, 굴 또는 조갯살을 꼭 넣을것을 추천한다.
어머님이 주신 재료로 내가 손수 만들어 보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겨울에는 꼭 한, 두번씩 먹어줘야겠다는 생각? 제철음식이 몸에 제일 좋다고 하니 잘 안먹어 버릇하던 음식들도 챙겨 먹어야지.
오늘의 덧붙임은.. 설연휴 끝자락에 해먹은 만두와 약식이다.
원래 만두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잘 안먹는데 외할머니표 만두는 꼭 먹는다. 할머니가 속을 싸주셔서 집에서 몇 번 해 먹었다. 얇은 만두피에 속을 넉넉히 넣어 만든 만두가 얼마나 맛있던지~ 사실 연휴 마지막 날 영화보러 갔다가 담이 들려서 목이 안돌아가고..-_- 집에 와서 그대로 쓰러져 잤는데 그 동안 남편이 이렇게 예쁘게 만두를 빚어놓더니 맛있는 만둣국을 끓여주었다. 1월 중순부터 계속 몸이 안좋다가 담까지 들려서 엄청 속상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나보다 더 예쁘게 만두를 빚는 남편.. 중국출장을 자주 다녀오더니 만두모양이 왠지 그쪽스럽다. 흡사 딤섬과 소룡포가 생각나는 디자인이 몇개 있는데.. 혼자 작은방에 들어가 만들었을 생각을 하니 귀엽다 ㅋㅋ 나는만두, 송편은 영 못만들겠던데.. 남편 덕에 예쁜 딸 낳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둣국 먹고 또 자다가 일어나서 기운을 좀 차려본다. 미뤄두었던 약식을 만들어 보았는데.. 처음 도전치고는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졌다. 남편은 만두를 빚고, 부인은 약식을 만들다니 ㅋㅋ 집에서 뭐 해먹는게 귀찮다가도.. 또 이렇게 만들어 두면 며칠 간 든든하고 뿌듯하다. 사먹는거에 비해 돈도 훨씬 절약된다는 사실은 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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