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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꽂힌 [책]

[사연있는 북클럽] 20년,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 원데이

by Dayunish 202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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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북클럽] 20년,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 원데이

<책장 속에 묵혀둔 낡은 이야기>

입덧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하니 비로소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입덧이란게 그냥 우웩-이렇게 토하는 걸로만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입덧이란.. 여러가지 컨디션 난조와 피로도, 두통 등을 동반하는 아주 복잡하고도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었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참는 수밖에..) 여튼 그렇게 입덧이 사라지자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재택근무를 하는 시간이 늘면서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니 내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졌는데.. 책이 읽고 싶어졌다. 특히 뭔가 가슴을 울리는 사랑 얘기가 읽어싶어졌다.

책을 몇 권 사야하나 하고 책장을 들여다보니 의외로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대여섯권 있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유학시절 영어를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에 샀던 원서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당시는 원서를 읽을만큼의 영어실력이 되지 않아 몇 장 읽다만 그런 소설 책들이었다. 그 중에, 당시 영화화되어 인기가 많았던 '원데이'를 읽기로 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땠을까하는 순간이 있다. 눈을 낮추고 주위를 둘러봐라는 얘기를 우리나라에서만 하는게 아닌가보다. 대부분의 경우 타이밍이 어긋난다.

대학의 졸업식 날, 엠마는 드디어 몰래 짝사랑하던 덱스터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말 그대로 그냥 하룻밤. 그들은 서로에게 이끌리면서도 이끌리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엠마는 자존심이 강했고, 덱스터는 될대로 되라의 마음대로 흘러가듯 사는 인물이다. 인기가 많은 덱스터와 달리 그렇지 못했던 엠마는 자기의 오랜 마음을 덱스터에게 고백하기 꺼려진다. 또한, 다른 여자들처럼 쉽게 그와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그 둘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20년을 해매인다. 때로는 엠마가, 때로는 덱스터가 서로가 필요한 순간에 빗겨나가게 되면서 '사랑'을 '우정'으로 가둔채 시간이 흘러간다. 눈부시게 젊은 날에서, 갈대처럼 흔들리고 아파하는 나날들까지 그 둘은 서로에게 의미를 두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이지만 시간과 공간이 바뀜에 따라 다채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 원데이 영화에서는 앤 해서웨이와 짐 스케터스가 주연을 맡았다.

<꿈같이 펼쳐지는 유럽 속 러브스토리>

소설 원데이의 시작인 에딘버러의 풍경

이미지출처

장소의 이동은 시간의 이동과 함께 두 주인공을 이어준다. 두 주인공이 학교를 졸업한 에딘버러 그리고 런던이 원데이의 주무대이지만, 20년 간 이들이 오간 도시 로마, 그리스 등 다양한 곳의 풍경을 함께 여행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코로나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여행이 사진처럼 펼쳐지는 원데이.. 둘의 사랑 이야기가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진 이유이다.

또 눈부실 때 본인이 얼마나 눈부신지 모르고 불안과 걱정에 쌓여있는 첫 사회생활, 드디어 원하는 꿈을 다 이룬 것 같지만 아직은 세상이 어렵기만 한 20대 후반, 성숙한 것 같지만 아직은 두려운 30대.. 모두 내 얘기 같기도 하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성장이야기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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