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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런 날은 그런대로 보내주기

by Dayunish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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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런 날은 그런대로 보내주기

새해가 되었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어딘지 모르게 들뜬 분위기였던 연말을 지내고, 1월 1일 빨간 날이 끝나니 공식적인 일상이 되었다. 이른 시간, 지하철의 분위기는 어딘가 무거웠고, 다들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사람들처럼 쳐져있었다. 힘을 내서 지하철 역사 내 계단을 힘껏 뛰어 올라와봤지만 여전히 침대에 깔린 내 이불 속으로 포옥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친구들의 단톡방에도, 회사 그룹 방에도 모두들 지나간 연휴를 그리워한다.

이런 날은 소위 말해 ‘예열’이 필요하다. 12월의 마지막 근무 일에 To-do-list를 적어두고 가면 도움이 된다. 마치 리셋된 것과 같은 머리에 캘린더에 표시한 ‘해야할 일’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1분 1초도 허투로 쓰고 싶지 않은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오븐도 쿠키를 구우려면 예열이 필요하듯, 사람도 예열이 필요한 법이니까.’

쌓인 일은 많은데 속도가 도무지 나질 않는 다고 하는 동료도 다독여주었다. 오늘은 다 그런 날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힘내보자고ㅎㅎ 이게 얼마나 와닿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현재의 나를 조금이나마 편하게 만들어 준다.

그간 너무 힘을 주고 살았다. 주변에서 지인들도 나에게 ‘힘 좀 빼’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열정 넘치던 20대의 나는 힘을 뺀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활활 타오르기 위해선 예열을 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잠시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10년 차 이상 직장인이 되니 이런 점도 깨달았다. 그렇다고 사회 초년생처럼 쉽게 일을 관둘 순 없으니 일상에서 내가 페이스 조절을 잘 해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프로듀서 박진영이 ‘목관리도 실력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청룡영화제에서 관리를 못해 엉망인 노래 실력으로 부끄러워 졌다지만 그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은 마라톤, 길게 끌고 가기 위한 나만의 비법이 필요하다.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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