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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백마 [운동]

[걷기1일차] 끝을 모르니 시작이 가벼운 임산부의 걷기 챌린지

by Dayunish 202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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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1일차] 끝을 모르니 시작이 가벼운 임산부의 걷기 챌린지

숙원사업이었던 비트주스 마시기(빈혈에 좋다길래 샀는데 맛이 너무 비려서 나만의 숙원사업이되었다..) 냉장고에 차게 보관해둔 한 컵을 들이키고 다시 한 번 챌린지를 시작한다. 비장- 🤨

내가.. 임신을 했다고? 달리기를 중단한 이유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고, 속도를 내기 시작하던 지난 4월, 나는 임신 사실을 알게됐다. 당연히 예정보다 월경이 늦었지만 당시 근 몇개월간 불규칙하길래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모르는척 하고 있으면😅 자연스레 다시 할 거라 생각했다. 또 임신 초기 증상인 얼굴에 열이 오르거나 몸살기운이 있는 것 같은 현상은 달리기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면 나의 저질체력을 강철체력으로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또 나가 뛰었고, 나만의 기록을 갱신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아기를 가져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언제, 어떻게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 날은 유독 일이 손에 안잡혔다, 집중도 안되고.. 그래서 임신테스트기나 해보자 (어차피 임신이 아닐테니) 정신 차리고 일 좀 하자. 라는 생각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생리 시작일이 불규칙해서 전달에 임테기를 자주 했었고, 한 줄은 질리도록 본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두 줄? 두줄이 임신이었던가? 아 잠깐 잠깐, 앞줄이 희미하면 비임신.. 엥? 두 줄 다 너무나도 선명하네? 내가 임신이라고??? … 그렇게 서른 한살 봄, 결혼 3년차인 나는 임신을 했다. 🤰🏻

입덧은 임신사실을 알고부터 시작된다?

혹여나 지친 몸을 끌고 무리하는 바람에 아기에게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산부인과로 달려갔다. 다행히 별다른 말은 없었고, 임신을 축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와중에 달리기 생각이 나서ㅋ 선생님께 물었다. “혹시.. 운동은 해도 되나요?”

선생님은 그간 해온 운동이라면 해도 무리가 안된다고 답변 해주셨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유산위험이 큰 산모가 아닌 경우 적당한 운동은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게 맘대로 될 리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

폭풍과도 같은 컨디션 난조와 입덧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의사선생님이 괜찮다기에 임신 사실을 알게된 다음날부터 두어차례 뛰러 나갔지만 속쓰림, 토할 것 같은 울렁거림에 달리기는 포기하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괜찮을 줄 알았지만 달리기는 커녕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힘들었던 3개월을 보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입덧이 끝나고 다시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다

그간 간간히 공원 한 바퀴 씩을 돌고, 바람을 쐐고 들어오긴 했지만 제 정신으로 나갔던건 아니었다. 아기와 나를 위해 최소한의 운동은 필요했고, 한 바퀴를 겨우 돌고 벤치에 앉아 한참을 쉬어야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 입덧 하나 없고, 진짜 말그대로 뛰어다니셨다고 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다 입덧을 해도 나는 입덧을 안할 줄 알았다. … 나에게는 인생에 몇 없을 인고의 시간이었다. 🤢 🤮

최근 몇 주간 입덧이 많이 가라앉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확실히 먹으니 정신도 맑아지고, 움직일 힘도 났다. 

평소에 생각이 많은 나는 달리기, 또는 걸을 때면 유독 생각이 더 많아지는데 그런 생각들을 하루하루 남김없이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웠다. 그래서 다시 걷기 챌린지(블로그 포스트 포함)를 시작하려고 한다. 

끝을 모르니 시작이 가볍다

저녁을 든든히 먹고, 더 귀찮아지기 전에 운동복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 확실히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꾸준히 걷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시 챌린지를 시작하려고 보니 이번 걷기 챌린지를 통해서는 어떤 성과/결실을 맺고 싶은지 생각하게 됐다. 지난 번 달리기 챌린지 동안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2주 동안 30분 안에 5km 달리기를 목표로 삼았었다. 공원을 한 바퀴를 다 돌았는 데도 이렇다할 도전과제를 생각해낼 수 없었다. 임신이라는 것이 인생에 큰 변수이듯이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기다릴 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아이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간다면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너무 더워지면 못할것이고, 급격히 피곤한 날이면 안하는 것이 맞고, 몸이 더 무거워지면 과연 이렇게 걷는 것조차 가능할런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별 수 없네. 이번엔 목표없이 그냥 일단 시작해야 겠다! 중간에 그만 두면 그만 두는 거고~

이렇게 스스로 끝을 정하지 않으니 시작이 굉장히 가볍게 느껴졌다. 언제부터 내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이렇게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됐을까? 왜 늘 목표가 있어야 하고, 결과가 좋아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시작은 두려운 일이 되는 것일까? Life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by Ralph Waldo Emerson) 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말이기도 한데 인생은 여행이지 도착지점이 아니라는 글귀이다. 마음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자신의 속도대로 걷다보면 결국 삶이 당신을 어느 지점으로 데려가 줄 지 모르는 그런 여행인 것이다. 

결과에 목숨거는 대신, 과정 속에서 나 스스로 만족하면 그걸로 좋은 것이다. 임신기간 동안의  걷기 챌린지가 나와 아기,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즐거운 일이 되길 바라며.. 

오늘의 걷기 일지

1. 안정기에 들어섰으므로.. 지칠 때 쯤 조금 더 걸어보기

2. 잡다한 욕심 버리기

3. 인터벌 걷기에 대해 알아보기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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