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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백마 [운동]

[달리기 8일차] 궤도에 올라 순항하는 기분

by Dayunish 202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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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8일차] 궤도에 올라 순항하는 기분

 

오늘은 어제 올라온 남편도 따라 나섰다. 지난 주 토요일 달리기를 처음 시작 할 때는 갑자기 달리러 나간다고 하니 어리둥절하더니 이번주는 금요일 밤부터 얘기했다. “내일은 나도 따라 갈게~” 남편은 조금 늦게까지 자다가 여유있게 나가고 싶어했지만.. 그간 아침 달리기를 해본 나로서 아침 8시 기상을 강행했다. 😏 경험상 해가 너무 쨍쨍하면 달리기가 어려웠다. 달리면 온몸에 땀이 쫙 나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더 더웠다. 지금은 해가 여름보다 짧으니 괜찮은데 한여름이면 6시-7시에는 나가야 달리기에 적절한 날이겠다. 과연 그때까지 달리러 나갈까?

남편도 같이 뛰겠다 용기를 좀 더 보태 새로운 루트에 도전했다. 뭐랄까 혼자 갔다가 너무 힘들어 털레털레 오는 것보다 같이 가면 힘들더라도 좀 덜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강가가 있어 오늘은 그곳을 도전해 보기로 한다. 🏃‍♀️🏃

1km정도 웜업으로 천천히 걷다가 슬슬 뛰기로 했다. 오늘은 기온이 떨어진 날이었는데 남편과 함께 달리니 마음이 든든해서 인지 덜 춥게 느껴졌다. 반팔에 바람막이만 입고 나온 남편은 춥다고.. 아.. 그냥 내가 따뜻하게 입고 나와서 안추웠나보다. 

삶이 평평하니까 땅은 울퉁불퉁했으면 좋겠어〰️ 

결혼 후 거의 3년 동안 이 동네에 살았는데 이쪽까지 나와본건 처음이다. 주중에는 회사-집-회사-집 반복이고, 주말에도 너무 집에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탐방하고, 귀 기울이는 것도 참 중요하다. 나중에 이 동네를 떠날 때 아는 게 우리 아파트 단지밖에 없는 것도 참 이상할 것 같다. 🙄

둘레 둘레 강가로 내려가는 길을 찾았다. 그런데 우리가 뛰려고 하는 부분은 공사가 되지 않은 비포장 도로였고, 징검다리 건너 편에는 말끔히 포장된 도로였다. 잘 닦긴 길만 걷다가 시골길(?) 같이 울퉁불퉁한 길에서 달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주말이기도 했고, 약간의 속도 욕심이 나던 터라 돌멩이가 발에 차이고, 구불구불한 그 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편은 그 길이 더 좋다고 했다. 다음 징검다리가 나오면 건너가자고 해야지 하려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어차피 혼자 나오면 다 내 맘대로 하는데 오늘은 상대방의 의견을 좀 따라보자.

2.5km를 간 시점에서 포장도로로 건너가기로 했다. 이쯤에서 돌아가야 오버페이스가 되지 않을 것도 같았고.. 돌아가는 길에 숨을 고르며 남편에게 나는 포장도로가 훨씬 좋다, 달리기 편하다고 얘기했는데 뜻밖에 답이 돌아왔다. “난 삶이 평평하니까 땅은 울퉁불퉁했으면 좋겠어. 삶이 울퉁불퉁한 건 싫어” 인생은 평탄하게, 그러나 삶에서 마주하는 물리적인 울퉁불퉁한 경험은 소중하게.

가자 개나리 동산으로!

내려오던 계단에서 바라본 곳에는 개나리가 피어있었다. 그 쪽이 볕이 잘드는지 개나리들이 줄지어 만개했고, 물가에 비친 그 모습은 마치 개나리동산과도 같았다. 이렇게 봄은 오고 있구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요즘 이렇게나마 봄을 느끼고, 즐길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는데 남편은 한참 앞서 달리고 있었다. 잘 안움직여서 그렇지 한 번 나오면 나보다 훨씬 잘하는 남편. 일단 기초체력이 매우 좋은 것 같다. 이제 좀 지쳐 그만 달리고 싶었는데 앞 사람이 열심히 달리니 나도 조금만 더 힘을 내게 된다. 중간 중간 지치는 구간에서도 남편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걷다가 남편이 너무 멀어지는 것 같으면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확실히 잘 달리는 사람과 같이 달리니 나 또한 속도가 높아진다. ⚡️

궤도에 올라 순항하는 기분

달리기 8일차, 달리기 챌린지의 반에 도착했다. 체력이 많이 늘었나? 몸이 눈에 띄게 좋아졌나? 그런건 아직 잘 모르겠다. 여전히 뛰면 힘들고, 남편과 같이 뛰어보니 내가 아직 잘 뛰는 편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달리는 동안 달리기가 편해졌다. 이 정도면 할만하다고 느껴지는 거리가 점점 늘고 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자꾸 생긴다. 더 멀리 달리고 싶고, 더 빨리 달리고 싶고, 집 앞 공원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곳을 달려보고 싶다. 나중에는 지하철이나 차를 타고 가더라도 달리기로 유명한 부지에서 달려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마라톤이려나? 그렇게 까지 뛸 수 있을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꾸 해보고 싶은 것이 생긴다. 새로운 것을 하니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이하늬씨의 유튜브 중 한 장면이다. 발리에서 요가 티칭코스 경험기를 담은 브이로그이다.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데 아직도 처음인 게 있어 행복하다는 그녀의 마음가짐이 내 마음 한 곳을 울린다. 경험은 늘 좋은 것이고, 앞으로 해본 것보다 해보지 못한 것이 더 많은 것에 감사하고 마음을 열어봐야지.

오늘의 달리기 일지

1.     속도를 높이고 싶으면 잘 달리는 사람과 함께 달려 스킬업해보기

2.     울퉁불퉁한 것을 불편하다고 느끼는 대신 긍정적으로 즐겨보기

3.     새로운 경험의 중요성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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