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리는백마 [운동]

[요가수련일지] 기운을 나누는 요가와 인간관계

by Dayunish 2022. 1. 22.
반응형

[요가수련일지] 기운을 나누는 요가와 인간관계

- 아쉬탕가, 트리코나아사나,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사나,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할라사나

아쉬탕가시퀀스 프라이머리 시리즈

남편이 3일간의 출장에서 돌아왔고 오늘 아침 드디어 요가를 갔다. 오늘 수업은 요즘 내가 좋아하는 아쉬탕가 선생님의 수업이다. 요새 통 잠을 못 자서 거를까도 생각했지만 아기 기상시간에 맞춰 눈이 떠지길래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다.

토요일 오전 수업이고 겨울이라 수축된 근육을 천천히 풀며 시작했다. 수리야나마스카라A와 B로 스트레칭을 해주니 벌써 개운한 이 기분! 요가 사랑해ㅜㅜ!! 오늘 수업 땐 내 페이스에 맞춰서 조급함을 버리고 수련했다. 그리고 몸에 힘을 줘야 하는 부분을 꼼꼼히 신경 써서 동작을 완성하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갔다. (예전에는 그저 수업 속도에 맞추느라 다운독 동작 완성도 제대로 안 하고 전사자세로 넘어간 적도 많았다.) 이렇게 꼼꼼히 힘을 쓰다 보니 평소보다 조금씩 더 자세가 잘됐다.

출처: https://www.wemystic.com/prasarita-padottanasana/

트리코나아사나(삼각자세) 때는 상체를 90도로 숙여서 내려가 엉덩이를 뒷벽으로 밀며 허리를 더 비틀어 가슴을 더 활짝 열어봤다.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사나 때는 정수리가 수월하게 닿아 놀랐다. 그런데 정수리가 바닥에 닿는 것에만 신경을 쓰니 허벅지 안쪽 근육을 단단히 쓰지 않는 것 같아 정수리가 살짝 뜨더라도 내전근을 좀 더 늘려보는 연습을 했다. 다른 자세들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수련을 이어갔다. 이렇게 단단히 몸을 풀어내니 확실히 피니싱 동작인 우르드바 다누라사나라나 할라사나가 평소보다 잘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하나하나 별개의 동작처럼 느껴지던 아쉬탕가가 하나의 시퀀스로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사바아사나를 하는데 오늘 수련이 왜이렇게 좋았나..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기운’을 믿는데 오늘 선생님과 나의 기운이 잘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비록 이 선생님과 딱히 다른 말을 섞거나 해본 적은 없지만 기운이 잘 맞는 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시퀀스의 요가를 해도 같이 호흡하는 선생님에 따라 수련의 느낌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다른 선생님들과는 별로인가? 딱히 그런 건 아니다. 나와 유독 더 잘 맞는 사람이 존재할 뿐.

우리 인간관계도 결국 그렇다. 그냥 나와 잘맞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어렸을 때 나는 인간관계에 상처를 많이 받았었다. 모든 이와 친했으면 좋겠고, 모든 이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 명이라도 날 싫어하거나 혹은 별로 안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상처받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나 싶다. 세상에 정말 나쁜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그저 ‘기운'이 맞지 않는 사이였을 지도 모른다. 바람처럼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나와 좋은 기운을 나누는 사람과 즐겁게 지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쉬이 흘려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알아가고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