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고민/상담] 결혼3년차, 결혼을 추천합니다. 여러분 결혼하세요.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속을 끓이며 살아가야 하는 가부장적인 가정의자녀로 자란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요즘은 시댁으로부터, 남편으로부터, 육아로부터 구속받는 대신 혼자의 라이프를 즐기는 비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비혼주의라고 연애를 아예 안하는 것도 아니니 어찌보면 오히려 더 나은 선택 같아 보이기도 하다. 각자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이와 다르게 나는 결혼을 추천(?)하는 결혼주의자이다.
[결혼추천: 결혼을 추천하는 이유]
결혼을 왜 추천하냐고? 결혼을 하고난 후 내 삶의 질이 달라졌다. 혼자있을 땐 느낄 수 없었던 마음의 안정감, 평화가 찾아왔고 마음이 느긋해졌다. 조급함보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내가 가져야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을 비교적 쉽게 구분해 낼 수 있었다. 어찌보면 결혼을 함으로서 인생의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조금 확실한 테두리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고, 그 안에서 오히려 내가 하는 결정에 자신감이 생겼다. 또 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해주는 남편 덕분에 자존감이 높아졌다. 집안에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예쁘다, 잘한다 해주니.. 사회생활에서 받는 상처나 스트레스가 훨씬 더 안정적으로 치유됐다.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해당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이 글에서는 결혼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팁이 담겨잇다.
이십대 후반에 결혼한 나는, 친구들 중에서 빨리 결혼한 편이었다. 유독 내 친구들이 그런건지 요즘 사회적으로 늦게 결혼하는 추세여서 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친한 친구들 중 내가 제일 일찍 결혼을 했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의 비율이 훨씬 많다.
회사에서나 친구들이나 다들 결혼에 대해서 나에게 묻곤한다. “결혼하니까 어때? 행복해?” 나의 대답은 YES이다. 하지만 주변에 건너 건너 벌써 이혼한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는 걸로 보아.. 결혼을 마냥 추천해도 될지 의문이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고, 다들 처한 상황이 달라 내가 단정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또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남편과 부딪히는 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결혼 3년차에 접어든 요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팁(?)에 대해서 공유해본다.
[결혼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팁]
1. 따로 또 같이
결혼 전 살던 지역의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예비부부교육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말이 있다. “결혼은 두 사람이, 두 가지의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겁니다. 두 사람이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게 아니예요~” 네?!! 아니라고요? 부부는 일심동체 아니던가요?!! 이제부터 너랑 나는 하나야! 가 아니라구요? 뭣도 모르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던 그 시절에 꽤나 충격이 된 말이었다.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것, 하나가 되는 것이 부부이며 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살아보니 정말이었다. 늘 내 편이고 내 말만 들어줄거라 생각했는데 남편은 남편대로 고집이 셌고, 어느 부분에서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 만의 ‘쉼’이 필요했다. 결혼을 하면 꼭 하나의 몸인 듯이 취미생활도 같이 하고, 운동도 같이하고, 생각도 같이 해야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따로 일 때는 확실한 자유를, 같이 일 때는 사랑이 넘쳐야 한다.
뭐든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걸 즐기는 나는, 토요일 오전이면 요가수업을 들으러 가고, 남편은 좋아하는 영화채널을 보거나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결혼초반에는 남편의 이러한 모습을 뒹굴거리고 게으른 사람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지금은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다름을 인정하고, 아무리 주말이라도 각자 자유시간을 갖는다. 물론, 서로 좋아하는 일은 기쁘게 함께한다. 이렇게 결혼생활은 늘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2. 선, 넘지마세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중, 내가 꼽는 명대사이다. 선 지키세요.
아무리 가족이고, 부부라지만 결혼생활에서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거다. 절대 상처주는 말은 하지 말자. 처음에는 맞지 않아, 혹은 알아가는 과정이라 상처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생각해보자. 서류를 정리하다가 종이에 살짝 베인 상처와 칼로 찔린 상처는 엄연히 다르다. 상처부위, 고통, 아무는 시간 또한 다르며 크게는 흉터가 남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혼생활에서의 말과 행동도 똑같다. 고의였든 아니었든 평생 남을 상처를 주는 것은 결혼생활에서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다.
3. 같이 살고 있는 이 사람,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앞서 말한 결혼생활에서 ‘선’을 넘지 않으려면 상대의 성격을 잘 알아야한다. 이 사람이 지키고 싶은 마지막 자존심은 뭔지, 이 사람의 자존감은 얼만큼인지, 이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건데 뭐 그걸 가지고 그러나? 이게 아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상대에게 둘째이고, 셋째이다. 상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뭔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뭔지를 파악하고 서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훈수를 둔다거나, 자존심을 건든다거나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한다.
어떻게 아냐고? 몇 번 싸워보시면… 알게됩니다……. ㅜㅜ ㅎㅎ 꼭 싸우지 않더라도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4. 사과는 빠르게, 싸움은 가급적 빨리 끝내세요.
결혼 초, 진짜 미치고 펄쩍 뛰겠다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싸웠는데, 꼴도 보기 싫은데 둘이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연애할 때는 싸우면 시간을 갖자고 집에 휙 가버린 적도 있었고 전화를 안 받아 본적도 있었다. 좋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화가 났다는 나만의 표현이었고 그 동안 화가 누그러지거나 서로 생각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뭔가 한 집에서 싸우고 난 무거운 공기를 온전히 느끼면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우리 부부가 택한 방법은, 어차피 끝낼 싸움 누구든 먼저 끝내고 보자였다. 미안하다고 내가 먼저 접고 들어가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싸우는 도중 말실수를 했거나, 내가 먼저 잘못한 일이라면 순간적으로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무조건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 잘못이 아닌 네 잘못이라고 생각된다면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상대를 찾아간다. (ㅋㅋ 다른 방에서 화를 삭히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간다 ㅋㅋ 쓰다보니 웃긴다;; 껄껄..) 그리고 내가 화가 난 이유를 말한다. 이러이러해서 화가 난다. 왜 오빠는 그렇게 해?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오빠 생각은 뭔데? 하고 그의 생각을 들어본다. 이렇게 대화를 한다고 해서 남편이 100%이해되고, 남편도 내 마음을 100%이해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을 좀 더 해보자며 대화를 끝낸 적도 있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싸움을 끝낸 적도 있다.
싸움의 결과가 늘 화해라는 것은 아니니 이해 대해 너그럽게 생각하는 마음도 길러야 한다.
5. 비교보다는 우리부부에게 맞는 솔루션 찾기
위에는 사실 큰 불화가 생기기 전에 할 수 있는 결혼생활 팁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한 유연한 방법으로 도저히 통하는 상황이 아니거나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 나는 기관에 의뢰할 것을 추천한다.
위에서도 말했던 것과 같이 저마다 사정과 상황, 성격이 모두 다르다. 그러나 내 친구네는, 내가 아는 언니네는 그렇다던데.. 하는 비교로는 사실 쉽게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내 친구는 깨가 쏟아지던데 왜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는거지? 내 친구 남편은 이런 점이 아주 좋던데 왜 내 남편은 이렇게도 철이 없지? 라고 해봤자 우리에게 남는 건 없어 보인다.
나와 남편의 경우에는 결혼 준비, 결혼 후에 결혼생활 관련 교육들을 많이 찾았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제공하는 예비부부교육, 가톨릭단체에서 진행하는 약혼자주말 등을 다녀왔다. 서로 커리큘럼 및 무/유료라는 점에서 차이는 존재하지만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남과의 비교가 아닌 우리에 집중하기였다. 두 프로그램 모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부부 서로 간의 대화 및 함께 맞춰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듯 이러한 전문적인 교육기관을 통해 남편과 나는 생각을 조금 변화시키고, 서로 맞춰가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글을 마치며..
30년 가까이 남이었던 사람과 살아가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결혼생활이 내 평생의 결혼생활을 단정짓는 것은 아니다. 서로 100% 일치가 아닌 이해하는 마음이 있다면, 서로 맞춰가고자 하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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