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해소하기] 딱딱해지지 말자, 세상을 유연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이유
매주 토요일 아침 요가 수업이 보통 60분에서 여름에만 90분 수업으로 시간이 늘어났다. 1시간으로는 부족했던 동작들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서 가급적 빠지지 않고 가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 빈야사 수업은 마이링을 활용하여 진행됐다. 마이링을 통해 몸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좀 더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근력이 별로 없는 터라 빈야사플로우 자체를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마이링을 이용해 마사지를 하는 과정 또한 굉장히 힘들었다. 선생님이 하라는 부위마다 왜이렇게 아픈지 마이링을 끼고 제대로 누워있기 힘들 정도였다. 선생님은 운동 후 꼭 마사지를 통해 몸을 풀어줘야 근육통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응원(?)을 하셨고 그 말에 힘 입어 너무 아픈데도 포기하지 않고 주요 부위들을 풀어주게 됐다.
그런데 너무 신기한 현상 발생, 몸을 풀어주고 있던 어느 순간 갑자기 몸에 긴장이 탁 풀리면서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요즘 예민해져서 침대에서도 도통 잠을 잘 못 이루던 내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 요가 클래스 중간에서 잠이 오다니?! 선생님은 별도의 끝인사없이 각자의 휴식을 취하고 마무리하라는 말씀을 남기고 사라지셨고, 나는 그렇게 깜빡 잠이 들었다. 체감상 한 3-5분 정도였던 것 같은데 눈을 뜨니, 나 말고 다른 한 분만 남아있었고 다들 나간 상황이었다.
요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느끼게 된 나의 몸상태는.. ‘딱딱하다’ 였다. 늘 긴장된 상태였고, 모든 근육이 뭉쳐있었다. 가뜩이나 유전적으로(?) 유연하지 못한 몸은 이러저러한 이유가 덧붙여져 막대기가 되어있었다. 그러니 어깨결림은 물론, 소화불량에 요가를 시작하고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동작마다 한 뼘씩은 덜 내려가고, 덜 닿고 하는 걸 느낄 수 있다. 뭐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말이다. ㅎㅎ
얼굴은 그 사람의 인품과 성격을 드러낸다고 한다. 예쁘게 생겼지만 어딘가 모르게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사람, 딱히 잘 생긴건 아닌데 인상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우리의 몸 상태와, 생각, 성격들에 따라 보여지는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면 우리가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내 몸이 딱딱해진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부터 내 성격도 유연하기 보다는 딱딱해진 것 같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깐깐하게 따지기 시작했고(물론 이런 점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리된 것도 있지만, 어느때는 필요이상으로 늘 긴장을 하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내가 내 스스로를 딱딱하게 굳게 만든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된다.
몸의 긴장을 풀어내야 생각도 유연해 진다. 단순히 ‘여러분 긍정적으로 사세요~’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고 내 경험에 의하면 몸의 긴장을 푸는 것이 선순환을 이끈다.
<긴장의 악순환>
긴장→ 근육뭉침→ 위장염 발생→ 출근길에 지하철에서도 멀미남→ 안좋은 컨디션으로 회사 출근→ 일에 집중이 안되거나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 됨→ 스트레스 받아서 근육 더 뭉침→ 병남→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니 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거나 그때뿐인 현상 발생→ 아프니까 다 짜증나고 사람 멀리함→ 인간관계 좁아짐
이게 최근 몇 년 간 내가 직접 겪은 경험담이다. 진짜 감정적으로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요가를 시작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이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었고, 변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다닥다닥 붙어 있던 근육들을 쭉-늘려주면서 생활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근 몇 년간 달고 살던 속쓰림, 속메스꺼움, 체하는 현상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잘 먹게 되었다. 잘 먹으니 힘이 생겼고 오랜만에 만나고 싶은 친구들도 생기고, 회사 오는 길이 괴롭지 않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느낀 변화이다. 아직 나는 성격상 여전히 긴장을 하고 있고, 나도 모르게 경직된 딱딱한 모습의 나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변화의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분명히 좋은 점(일을 세심하게 한다던가, 놓치는 부분이 줄어든다던가 하는 등)도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런 사람이지만, 이러한 내 성격이 문제를 일으킬 때도 있으니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해보자, 살아보자. 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일의 해는 뜨고, 오늘의 실패가 내 인생의 실패를 단정짓지 않는다. 누가 나를 찔렀을 때 찔리지 말고 퉁~하고 튕겨내보자. 딱딱해지는 대신, 좀 더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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