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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백마 [운동]

[달리기 2일차] 운동은 내가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과정

by 임나무 2020.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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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2일차] 운동은 내가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과정

달리기 1일차였던 어제, 하루 종일 힘들었다. 주말이라 밀린 일들을 하다 보니 쉴 겨를이 없었고 결국 누가 기절시킨 것처럼 밤 11시쯤 잠에 빠져 들었다. (그거 있잖아 마취총 훅-하고 부는 것 같은 그런거.. 그런 느낌으로 잠들었다. 허허) 눈을 떠보니 9시가 넘었고, 미세먼지 수치도 좋지 않았다. ‘후, 오늘은 달리러 나가지 말아야겠군(미소)’ 


남편이 누텔라를 잔뜩 넣은 프렌치토스트를 해줬다. 배부르게 먹고 나니 슬슬 죄책감이 들었다. 날이 눈부셔 밖에도 나가보고 싶었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 미세먼지도 양호한 상태였다. ‘그래, 더 늦기 전에 빨리 나가서 달려보자!’


힘들면 쉬엄쉬엄, 자기 페이스 조절하기

어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남긴 페이스북 글에 먼저 달려본 선배(?)들의 조언이 달렸다. 평소 달리기를 즐겨하는 브대표님은 중간 중간 숨을 고르면서 뛰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뭔가 달리기라 함은 마라톤처럼 쉬지 않고 달려 기록을 내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어느정도 달리기에 익숙해지면 기록을 세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달릴 수도 있겠지만, 초반에는 자기 페이스를 잘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하여 오늘은 힘들면 걷더라도 어제보다는 거리를 좀 길게 뛰어보자라는 생각으로 2일차 달리기를 시작했다.

2일차 달리기, 생각보다 괜찮은데?

확실히 나는 공복운동은 안 맞는 것 같다. 트레이너쌤도 PT 시간에 나 같은 사람은 공복에 운동하면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이제야 떠올랐다. 어제는 일어나자 마자 급히 나오느라 공복에 달렸고, 오늘은 빵, 홍차, 오렌지와 블루베리까지 든든하게 먹고 나왔더니 확실히 몸이 달랐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몸이 훨씬 더 가벼웠고, 발걸음 마다 힘이 탁탁 느껴졌다. 평일에는 계란이라도 꼭 먹고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400m 지점부터 1km만 완주하고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서 끊임없이 다음 푯말 지점을 찾느라 바빴는데 오늘은 비교적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숨이 차오를 때는 살짝 템포를 늦춰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너무 느리게 걸으면 다시 달릴 때 힘들어 질 것 같아 빠른 걸음을 유지했다. 그렇게 1km를 뛰었을 때, 힘들긴 힘들었다. 그렇지만 아직 더 달릴 수 있는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1km를 더 뛰었다. 
이번에도 달리고 걷기를 반복, 이때는 처음 1km를 뛰었을 때보다 힘들었고 2km를 넘어간 시점에는 윗 가슴이 아팠다.
어쨌든 총 2.5km를 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허벅지가 약간 후들후들 떨렸다. 오늘 어제보다 많이 뛰었으니 집에 와서 폼롤러로 몸을 좀 풀어줬다. 역시나 무릎 위부터 허벅지까지 근육이 뭉쳐 있음이 느껴졌다. 어제는 아무 생각없이 집에 와서 바로 샤워를 했는데 오늘은 달리고 난 후 폼롤러로 꼼꼼히 풀어주는 데 집중했다. 내일이 되면 폼롤러로 풀었을 때와 풀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내 몸의 빨간 신호를 발견하다.  🚨

그런데 오늘 달리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얼굴이 왜 이렇게 빨게?” 뭐, 밖에서 뛰었으니 빨갛겠지, 별스럽지 않게 생각하고 몸을 풀고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거울로 내 얼굴을 본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치며 다시 나왔다. “여보, 내 얼굴 왜 이래? 너무 빨게!!” 🥵
1일차 달리기일지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굉장히 저질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같은 운동을 해도 남들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고, 얼굴도 창피할 정도로 빨개졌다. 아마 그만큼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만큼 빨개진 것은 처음이라 너무 놀랐다. 길 거리에서 이 얼굴을 보면 사람들이 놀라 뒷걸음질 칠 정도의 달아오름이었다. ㅜㅜ 단순히 운동을 해서 빨개진 것 이상이었다. PT를 받을 때는 중간중간 1분씩 쉬어 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오늘은 욕심껏 달리다 보니 이 지경(?)이 된 듯하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기

샤워를 하고 나서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일요일이라 1시간 가량 평화방송의 미사를 봤는 데도 얼굴의 붉은 기는 다 사라지지 않았다. 문제가 뭘까 고민하다가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역시 나만 이런 증상이 있는건 아니구나 싶다. 


운동을 하고 난 후, 복압이 상승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오랜 기간 빨개지는 것은 목과 어깨 쪽에 문제가 있어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어.. 나 평소에 목이랑 어깨 많이 결리는데..’ 바로 매트에 누웠고, 마이링으로 허리-어깨-목 순으로 풀어줬다. 내일은 달리기 전, 후로 하체 뿐만 아니라 상체도 꼼꼼히 풀어줘야지.

인생은 달리기와 비슷하다. 그래서 달리기란 노래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일찍 이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노래가 나온거겠지..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어디론가 달려간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달리다 보면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순간도, 나는 여기까지 밖에 안될 거란 무서운 생각도 든다. 그런 생각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나를 알아야 한다. 내 마음을 잘 챙겨야한다. 그래서 본인의 컨디션에 맞게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한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게 잘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한 사람도 있고 중간에 넘어지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똑같은 목적지에 다다를 수는 없는 거겠지. 오늘의 나에게 귀기울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도 나의 몫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의 달리기를 통해서는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Mindfulness 

오늘의 달리기 일지:
1. 힘들면 참지 말고 걷다, 뛰다를 반복하기
2. 처음부터 무리하는 대신 매일매일 달리기에 중점을 두기
3. 달리기 전, 후 몸풀기는 꼼꼼히! 하체뿐만 아니라 상체도 풀어주기
4. 내 몸에 느껴지는 증상을 잘 인지하고, 바로 검색해서 개선해보기~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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