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6일차]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힘
아침에 정신이 들자 달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어제와 달리 동기부여가 확! 되어서는 아니고 속이 좀 부대꼈다. 어제 기분도 꾸리꾸리하고 저녁 시간이 넘어서도 먹고 싶은게 없길래 보쌈을 시켰다. 🍖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식사시간을 좀 즐길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런데 이게 웬걸 내가 시키는 보쌈집의 꽃, 막국수의 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하.. 그 새콤달콤한 소스에 보쌈을 싸 먹는게 별미인데.. 앙꼬없는 찐빵이었다. (결국 사장님이 환불해주심)
어쨌든 이렇게 저렇게 먹고 잠에 들었더니 평소보다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었다. 빨리 달려 나가 뛰면서 소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심조심, 다정하게 내 몸을 깨워보기
달리기 5일차 일지에서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나는 아침형인간이 아니다. 아침에 어기적 거리며 일어나기 일쑤고 컨디션이 안좋을 때는 깨우는 사람에게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에 취한 나는 무섭다ㅜㅜ..)
아침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바로는.. 내 몸도 내 정신과 비슷한 것 같다. 급작스럽게 깨우면 화를낸다. 또는 이상신호를 보낸다. 정신은 깨어 어떻게든 밖으로 나왔으나, 몸이 완전히 깨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처음부터 달려보자 욕심내지 말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조금씩 깨워본다. 일어나~ 상쾌한 아침, 달려보자! 🌿
오늘따라 유독 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적은 느낌이다. 적은 게 아니라 거의 없었다. 달리기를 끝낼 때쯤 한 명을 발견했고, 나머지는 걸어서 출근하거나 어딘가로 가는 사람들로 보였다. 어제보다 10분 정도 늦게 나와서 인걸까? 아니면 마의 수요일이라 다들 피곤해 달리기를 하루 거르는 걸까? (수요일인 줄 알았는데 오늘 목요일이네;)
오늘도 역시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빨리 숨이 찼고, 한 바퀴를 도는데 몇 번이고 속도를 늦췄다 다시 뛰기를 반복했다. 왜 이러지.. 그냥 집으로 가야하나? 어제도 양껏 뛰지 못했는데 오늘도 1km 남짓 뛰고 집에 돌아가려는 좀 아쉬웠다. 그래.. 조금만 더 뛰어보자.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힘
가끔 내가 벌써 한계에 도달한건지 아니면 더 할 수 있는데 멈추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이미 너무 힘들다고 얘기 하고 있지만 내 마음 한 켠에서는 더 할 수 있다고 다그친다. 인생 중 대부분에 일이 처음인 우리는 종종 나의 가능성이 어디까지 인지 몰라 헤매고, 혼란스러워 한다.
내 경험상 이럴 때 더 높이, 멀리 뛰어오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이다. 부담을 주는 모든 것을 과감히 내려놓고 늘어지게 휴식을 취하는 것. 그런 뒤 다시 뛰어 올라보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밀어 부쳐보는 거다. 어제의 나는 여기까지 밖에 뛸 수 없었지만, 오늘에 나는 다르다. 한 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어느새 내가 생각했던 한계를 넘어선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에 나도 후자와 같은 맥락이었을까? 힘은 들지만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던 순간 나는 용기를 냈다.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지만 나 자신이 나를 보고 있다.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의 긴장을 풀고, 불끈 쥐었던 주먹을 계란을 쥔 것처럼 가볍게 쥐었다. 몸에 긴장을 탁탁 풀어낸다. ‘가볍게 조금만 더 뛰어보자.’ 그렇게 어제보다 더 뛸 수 있었다.
한 번쯤 얘기하고 싶은 식단관리의 중요성
번외로 운동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식단관리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나는 식습관이 엉망이었다. 안먹을 때는 안 먹고, 그러다 허기가 지면 와구와구 우겨 넣었다. 규칙적인 식사보다는 배고플 때 먹다보니 밤 늦게 먹는 일도 잦았다. 어느새 나는 몸은 말랐지만 배는 볼록한 올챙이 배 혹은 ET 체형이 되었다. 👽😖
PT를 시작하면서 트레이너쌤이 식단을 정해줬다. 점심은 일반식을 먹되, 중간중간 건강한 간식을 챙겨먹고, 저녁은 가볍게 먹는 걸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고 힘들었지만 특히 저녁 식단은 바로 눈에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저녁에는 하루종일 일하느라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심리가 작용했다. 맵고 짠거, 고기, 귀찮으면 라면 등 거하게 한 상 차려 놓고 먹기를 즐겼다. 그러다 보니 속은 더부룩했고, 몸이 부대껴 잠이 잘 안온 적도 많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맛이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저녁을 가볍게 먹고 잔 다음 날이면 눈 뜨자 마자 배가 고팠다. 배는 가스가 차 빵빵하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홀쭉해진건 아님.. ㅜㅜㅋㅋ) 요즘도 매일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저녁의 적게 먹었을 때의 몸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고 잔 그제와 어제 보쌈을 먹고 잤을 때의 차이를 나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일지를 작성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마라샹궈가 먹고 싶어진다. 나와의 싸움이기는 한데 저녁 한끼만은 건강식을 먹도록 노력하고 싶다. 또, 운동 이전에 올바른 식습관이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꼭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오늘의 달리기 일지
1. 컨디션이 안 좋다고 지레 겁먹지 말기. 천천히 내 몸을 깨워보기
2. 식단관리의 중요성 인지하기, 몸에 좋은 음식 위주로 식사하기
3. 내일부터 10분만 일찍 일어나기(달리기 후 스트레칭 할 시간 너무 촉박함)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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