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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하루 [일상]

[갑상선암 증상, 수술후기] 20대의, 지금은 30대인 나의 갑상선암 수술후기

by 임나무 2019.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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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증상, 수술후기] 20대의, 지금은 30대인 나의 갑상선암 수술후기

 

이 글은 사실 작성은 1년 전에 해두었으나 어떤 식으로 풀고 마무리를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조금 보완해서 올린다. , 글을 작성하기 전 이 글은 갑상선암 진단 및 수술과정에 대한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견해를 담고 있는 글임을 밝힌다.

 

20166월 말, 나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내 나이는 고작 스물 일곱이었다. 요즘은 갑상선암 발병률이 워낙 높고,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주변에 알음알음 들어보니 고작 십대 고등학생도 걸린다고.. 지금은 끄덕끄덕하며 지나칠 수 있지만, 이십대에 암진단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매우 충격이었다. 이렇듯 갑상선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찾아오는 질환으로 평소 갑상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병원에서 검진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갑상선암, 내가 진단을 받은 건 정확히 유두암이었다.

▲ 나비모양의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호르몬을 조절하여 신진대사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관이라고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
유두암이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발생한 갑상선암의 97% 이상을 차지하며 요오드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암종이 유두 모양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유두상 갑상선암 또는 유두상암이라고도 합니다유두암은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며 예후도 갑상선암 중 가장 좋습니다많은 경우에 주변 조직을 침범하며석회화도 드물지 않게 보입니다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아형(subtype)으로 구분합니다.

유두암은 갑상선의 한쪽 엽에만 생길 수도 있지만 전체 유두암의 20~45%에서 양쪽 엽을 다 침범한 형태로 나타나고(양측성), 갑상선 주변 임파선으로 번진 경우도 많게는 약 40%에서 관찰됩니다이런 경우에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잘 치유됩니다드물지만 폐나 뼈 등 다른 부위로 원격전이를 하는 예가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갑상선암 [thyroid cancer] (국가암정보센터 암정보)

2016년 초 이직을 하고, 같은 업종이나 경력이 약간 달라서.. 나는 소위 말해 일 못하는 대리였다. 하루라도 더 빨리 배워서 일 못하는의 타이틀을 떼고 싶어 엄청나게 일을 했던 나에게 갑상선 암은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몸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 원인이 뭔가요?”

갑상선암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방사선 노출, 그리고 가족력이 가장 큽니다.”

“…?”

 

우리 친가, 본가에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냥 내 잘못은 아니라고, 갑상선암은 온순한 암이나 너무 불안해 하지 말라고.. 뭐 그런 비스무리한 얘기를 의사선생님이 해주신 듯하다. 기억이 잘 안남. 그냥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밖에 생각이 안남. 실제로 얘기를 듣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붙잡고 엉엉 울었던 기억밖에 안난다. 너무 오버스럽게 들릴 수 있겠으나.. 이십대 중반을 갓 넘은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혹시 나같이 진단을 받은 누군가 눈물범벅이 된채로 이 글을 읽고 있지는 않을까 마음이 쓰인다. ㅜㅜ 만약 그러시다면.. 마음 잘 추스리시고, 수술 준비 잘하세요. 저는 이렇게 잘 살고 있답니다. 그러니 괜찮을거라고 응원을 보낸다.

 

[어떻게 발견하게 됐냐면..]

때는 2015 12, 한창 이직 준비로 열을 올리고 있던 나에게 이상한 입병(?)이 났다. 피곤하거나, 음식을 급하게 먹을 때 종종 나곤 했던 입 속에 작은 종기? 같은 것이었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게 며칠이 지나도 작아지지 않았다. (보통은 혀로 건드리면 아프지 않게 톡 터지던 거였다.) 동네 병원을 가서 항생제를 먹으면 좀 작아지는 듯 싶다가 며칠이 지나면 또 커지면서 아팠다. 나중에는 목까지 아팠다. 동네 의사선생님 말로는 혀 밑에 난 그 종기? 같은 게 침샘의 침 분비를 막아 목 부분이 아픈 거라고 했다. 다른 동네 병원을 옮겨도 한 달여 동안 나아지는 기미가 없길래, 물었다.

 

선생님 이거 그냥 칼 같은 걸로 터뜨려 주시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그런건 큰 병원 가서 해야되요.”

 

그리하여, A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혹시나 입 속에 돌이 생겨서 그럴 수도 있으니 CT를 찍어보자고 했다. 뭐 이런 걸로 CT를 찍나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안 찍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CT 결과, 입 속의 종기?는 다행히 이상 없다고 선생님이 터뜨려주셨다. (별로 아프지도 않았던 기억이..) 그런데 갑상선에 혹이 보인다고 6개월 뒤 초음파를 받아보라고 하신다.

 

초음파를 받았더니 모양이 이상하다고 미세침 조직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여성들한테 이런 물혹 많이 보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하셨는데.. 나는 정말 걱정을 안했다. 암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니까.

 

이처럼 피로한 것외에 큰 특징이 없는 갑상선은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주는 것이 제일 좋다. 직장인의 경우 건강검진 시, 꼭 갑상선관련 검사를 추가하여 받기를 추천한다. 피검사로 호르몬을 확인할 수 있고, 갑상선 초음파로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몇 가지 검사로 병을 미연에 감지하거나 방지할 수 있으니, 거르지 말고 검사를 해보시길.

 

[개인적인 갑상선암증상]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갑상선암의 전조증상은 이러하다. 갑상선암의 경우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생각된다. (갑상선항진증, 저하증에 대한 증상은 검색포털에 검색 시 나오며, 내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므로 생략한다.)

 

갑상선암이라고 진단을 받기 전 한 2-3년간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원래도 건강체질은 아니었지만..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로 피로했다. 현남편인 당시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20분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도착하자 마자 정말 미안한데 나 그냥 집에 갈래….”할 정도로 피곤하고 체력이 저조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렇게 체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예민해졌고 사람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냥 별거 아닌거에 신경질이 나고 화가나는 그런 날들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영향인지 체력이 떨어져서 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때문에 근 몇 년간 나는 분기별로 한약을 먹었는데.. 그건 답이 아니었던 거다ㅜ 양약과 한약을 잘 구분해야 했는데, 그냥 기력 떨어지면 무조건 한약인줄 알았던 나의 무지함을 반성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급격히 기력이 떨어진 현상이 지속된다면 꼭 갑상선 질환 관련 검사를 받아보기를 추천한다.

 

추가로.. 이게 기력이 딸려서인지 호르몬의 문제인지 정확한건 모르겠지만 홍조가 심했다. 홍조라기보다는 조금만 힘들고 피곤하면 얼굴에 열이 확확오르는? 붉어짐은 당연하고 그러다 보니 얼굴에 여드름같은 것도 많이 났었다. 그에 비하면 요즘은 정말 이런 증상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요즘도 힘에 부치면 종종 얼굴에 열이 오르긴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갑상선암수술을 하기 전 근 몇년간 이런 증상이 심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어 요즘은 어쩌다 한 번 얼굴이 붉어지는데 그 당시에는 진짜 하루에도 여러번 씩 얼굴에 열이 올라 금방 피로해지고 몸도 힘들고, 지쳤었다. 

 

[갑상선암 진단 후 절차]

수술 방에서 날짜 잡고, 입원 날짜 잡고.. 하라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정신이 없었다. 나의 경우 B병원, C병원에 조직검사 결과 들고 가서 외래를 봤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 수술하라고 권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결론적으로 세 군데 모두 크기가 1cm 가 넘으니 수술하라고 했다. 타 병원에서 조직검사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니까 딱히 꼼꼼히 봐주는 느낌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난 다른 병원에 다시 한 번 가보길 잘 했다고 생각 한다. 아직 원인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병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듣고, 결정하는 건 내 자신이니까~

 

“1cm가 넘으니 수술하는게 좋을 것 같다.” 라는 말보다 나를 이해시킨 설명은 아래와 같다.

 

물론 온순한 암이지만 전이가 될 수 있으니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 결혼하고 임신을 하게 되면 성장호르몬 분비되면서 암이 빠르게 커질 수 있으니, 수술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그냥 처음 진단을 받은 A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첫 진단은 6월 말, 수술은 8월 중순.

마음이 급했지만 대기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 원하는 시간에 수술날짜를 잡기가 매우 힘들었다ㅜ 갑상선으로 권의 있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려면 초진만 2-3개월 대기가 대부분이었다.

 

12월에 CT를 찍었기 때문에 수술 전에 CT를 한 번 더 찍었다. 수술 하루 전에 정맥주사를 꽂아 놓고, 다음 날 저녁 6시에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은 6시간이 걸렸다. (아마 다섯 시간인데 회복실에서 이송해주는 분 기다리느라 거의 6시간 후에 병실로 돌아왔다.) 수술 전, 주치의 선생님이 2시간이라고 설명해줬는데 6시간 후에 나와서 우리 어머니는 걱정을 엄청 하셨다고 한다. 이모들은 무슨 일 난 거 아니냐고 했다고

 

외과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 말로는, 담당의사선생님이 수술하는데 2시간이 걸리는 거고 나머지 마취부터 봉합? 해주는 의료진이 과 별로 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을 거라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의사가 하면 실제로 대여섯 시간까지는 안걸린다고 한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그래서 친구는 굳이 사람 많고 절차가 복잡한 큰 대학병원 보다는 일반병원에서 수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취제나 마취가스가 그렇게 몸에 안좋다고..ㅜㅜ)

 

[갑상선암 수술직후]

수술 후, 구토증상이 심했다. 마취가스 때문에 머리도 어지럽고 구토증상이 있을 거라고 주치의선생님이 설명했다. 마취가스를 빨리 빼려면(?) 자꾸 움직이라고 했다. 그래서 새벽 세 시까지 복도를 걸었다. 수술 후라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풀렸는데도 계속 걸었다. 중간중간 주저 앉아가며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회복 중에도 너무 누워있으면 열이 났는데 이럴 때 가볍게 복도를 걸어주면 열이 내려갔다. 이것도 폐의 영향이라고 했던 기억이..

 

처음엔 3일 후 퇴원 가능하다고 하시더니 5일 후 퇴원을 했다. (갑상선 절단 부위로부터 나는 출혈이 멈출때까지 피주머니(호스)를 달고 있는데 나오는 피의 양에 따라 퇴원 가능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았다.) 나는 수술흉터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귀/목 뒤를 절개하여 내시경으로 갑상선 부위를 떼어내는 수술을 진행했다. 그래서 목 앞 부분을 절개하여 같은 수술을 한 옆자리 환자분 보다 이틀 정도 늦게 퇴원했다. 나처럼 목 뒤 부분을 수술하는 경우, 절개부분도 크고 수술하고 나서 띵띵붓고, 목 앞부터 뒤까지 피주머니 관을 달아놓기 때문에 잠을 자기가 매우 불편하다. 수술하고 거의 앉아서 밤을 꼬박 새웠던 기억이.. 개인적으로 목 앞부분, 그러니까 갑상선에 가까운 부위에서 절개를 시작하는 수술방법을 추천 드린다. 흉터는.. 성형외과 진료를 병행 해야한다던데 초반에 자주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이 부분이 회복과 안전성에는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술 후 고생을 너무 했다.

 

하지만 목에 뭔가 걸린듯한 현상과 수술 후 나타나는 체력저하? 외에 고통은 없었으니 너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뒷목과 귀 절개부분도 이미 수술하면서 신경이 끊어져서(?) 마비가 된 상태이다. 그래서 아프지가 않다. (흠좀무;;)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경이 다시 자라난다고 하는데 나는.. 일부 덜 돌아왔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회복속도나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앞쪽 부분으로 수술한 지인에 따르면 그 분도 수술한지 꽤 지났지만 앞쪽 살 부분이 약간 맹맹한? 그러니까.. 완벽히 신경이 돌아오지는 않는 것 같다.

 

 

병원에서는 얘기해줄 수 없는 개인의 갑상선암 수술 후기를 작성하다보니 조금 감정적이고 세세한 내용이 들어갔다. 그냥 편하게 카페에 앉아 지인에게 말을 해준다는 마음으로 작성한 글이니 허심탄회하게 쓰고 싶었다. 글이 조금 길어져 퇴원 후 후기와 현재 생활 또는 이후 변화된 내 삶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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