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이 늘 이렇게 맑고 아름다웠던가? 살면서 거의 처음 느낀 것 같다. 왜일까? 늘 똑같이 예쁜 계절이었을 텐데 왜 그간은 놀러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 계절이 가는게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을까? 가만히 고민을 해봤다.
최근 몇 년간은 그저 몸 추스르기에 바빴던 것 같다. 수술 전에는 체력저하로, 수술 후에는 회복기간이 필요했고 그렇게 바로 결혼을 하느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계절은 무슨 그냥 집에 콕 박혀 누워 쉬고만 싶었던 날들이었다. 결혼 3년차에 접어든 10월, 어느 정도 삶이 안정이 되니 그간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이 계절을 놓치고 싶지 않아 10월 초에는 통영-거제를, 지난 주말에는 시댁식구들과 속초를 다녀왔다. 남편이랑 둘만 가면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정말 유명한 음식 한, 두개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먹는 걸 좋아하는 시댁식구들이 한 데 모이니 유명하다는 모든 음식을 모아모아 양껏 먹고 왔다.
물회, 전복죽, 성게비빔밥, 방어회, 고등어회, 광어, 대게, 문어숙회, 순두부 요리까지! 중간중간 휴게소나 편의시설에 들러 먹은 것까지 합치면 진짜 먹다가만 온 여행 같다 ㅋㅋ
설악산은 주차장(입구)까지 들어가는 데만 한시간 반이 걸린다고 해서 패스하고 낙산사로 향했다. 설악산 안 쪽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이동 중 바라본 울산바위는 정말이지 절경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낙산사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시댁시구 중 제일 연장자인 아버님과 최연소자인 조카 현서는 공짜로 입장할 수 있었다. ㅎㅎ
이렇게 모든 것이 감동스러웠던 날이 있었던가? 그간 몸과 마음이 아픈 바람에 잊고 있던 계절을 마음껏 즐겼던 올 가을.. 삶의 의미를 잘 되새겨야겠다.
'그렇게 또 하루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부도당일치기] 서울과 근접한 바닷가, 대부도에서 건진 인생샷 (0) | 2019.11.09 |
---|---|
11월, 매 순간을 소중히 (0) | 2019.11.06 |
국내 서핑 경험담 (0) | 2019.09.09 |
8월의 어느 날 (0) | 2019.08.25 |
[갑상선암수술후기] 갑상선암 수술, 그 후 일년에 대한 후기 (19) | 2019.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