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수련일지] 욕심을 삶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법
- 하타요가, 부장가아사나, 피존포즈, 박쥐자세, 하누만아사나
사실 어제저녁 수련이 끝나고 사바아사나(송장자세)를 하는데 화가 났다. 같이 수련을 하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못했기 때문이다. 후굴 기본 동작인 부장가아사나를 하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다. 척추를 길게 펴고자 노력한 것 같은데도 허리 통증이 컸다. 명치를 조금 더 들어 올리고 가슴으로 숨을 쉬라는데 별로 감이 안온다. 결국 버티다가 내려오고 다시 자세로 돌아가길 반복하는 동안 부동의 자세로, 더 깊게 후굴 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됐다. ‘아 난 항상 이런 식이지.. 노력은 많이 하지만 결과는 늘 이런 식이지.’와 같은 밑도 끝도 없는 부정적인 생각이 순간 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어제 수련 과정이 참 좋았는데 나의 욕심이 과했다. 근데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내 왼쪽 장요근이 짧다는 얘기를 요가 선생님이 해주셨다. 오른쪽은 공간이 있는데 왼쪽은 장요근이 짧아져 공간이 없으니 마사지볼이나 요가링으로 꾹- 눌러주면서 공간을 늘려주라고 했다. 허리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아침마다 테니스공이나 마사지볼로 장요근을 꾸욱- 눌러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마사지볼을 장요근 쪽에 두고 엎드려서 몸에 힘을 푸는 방식이다.) 확실히 오른쪽보다 왼쪽 장요근 마사지를 할 때 더 뻐근하다. 어쩐지 하누만아사나(앞으로 다리 찢기)를 할 때 왼쪽 골반이 깊이 내려가지 못하고 너무 아프더라니.. 아마도 장요근이 타이트해서 잘 안 벌어졌던 것 같다. 장요근 마사지를 하면서 하누만아사나 연습을 해봐야겠다. 과연 얼마나 변화할지 궁금하다.
장요근 마사지 후 혹시나 뭔가 달라졌을까 싶어 피존포즈를 해본다. 역시나 며칠 장요근 마사지해줬다고 안되던 자세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었다. ㅋ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오늘은 피존 포즈, 그리고 내가 부족한 내전근 스트레칭을 위해 개구리 자세와 박쥐자세를 해봤다. 박쥐자세.. 진짜 죽을 거 같다. 20초 버티기도 힘들다. 엉덩이를 조금 더 오리엉덩이로 만들어 치골뼈가 바닥에 닿게끔 해야 하는데 개뿔 다리를 양 옆으로 쭉 뻗고 발을 플렉스 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너무 크다. 나는 무슨.. 몸이 막대기인가.. 이렇게 뻣뻣할 줄이야 크흡ㅜ 근데 처음 요가를 했던 때를 생각해본다. 그땐 정말 햄스트링이 너무 타이트해서 수리야나마스까라 기본 동작조차 따라 하기 너무 힘들고 땀이 뻘뻘 났었다. 파스치모타아사나(전굴자세)나 단다아사나(막대자세)와 같은 기본 전굴자세는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삐질 날정도로 무릎이 뜨고 무릎 뒤가 저릿했다. 그런데 요즘 나를 좀 보라지? 다운독자세는 정말 많이 발전했고 햄스트링은 많이 늘어나 전굴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물론 내 기준. 아직도 이마가 정강이에 닿으려면 한참 남았다 ㅎㅎ)
이런 변화를 느꼈기 때문에 내가 안 되는 동작들을 조금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나 같은 막대기가 무슨 요가..? 그게 되겠어? 저런 자세는 유연한 사람들이나 되지.’였는데 이제는 ‘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여정이 쉽지는 않지만, 그리고 정말로 기본적으로 유연한 사람들은 나보다 쉽게 그 자세에 도달하는 것에 대해 비교가 되고 스스로 작아지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인생은 내 페이스에 맞춰 살아야 한다. 모두 다 타고난 건 아닐 테고, 난 그저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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