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10일차] 마라톤 42.195km의 의미
재택근무 시에도 월요일은 월요일이다. 어젯밤 늦게까지 뒹굴뒹굴 하고나니 오늘 아침은 좀 더 누워있고 싶다. 주말은 늘 순식간에 지나간다. 쉴까 어쩔까 하다가 일어난다. 늦장을 부려 집 근처 공원을 달리기로 한다. 설렁설렁 몸을 풀고 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달리기메이트들이 많이 보인다. 월요일이라서 다들 마음가짐이 다른가보다. 주말에 많이 먹고 놀았으니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해볼까?💪라는 이런 마인드. 월요일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확실히 달리는게 여유로워졌다. 😌 어느정도 몸이 풀린 뒤 가볍게 속력을 낸다. 주말에 걷는 거리까지 6-7km를 뛰고 나니 3km 정도는 거뜬하다. 한계를 치닫고 나서야 우리 몸은 확실히 그 가능범위가 늘어나는 것 같다. 뛰면서 숨이 거칠어 질 때와 좀 쉬어 가는 구간이 자연스러워졌다. 예전에는 헐떡이는 숨이 한~참 안정이 되어야 다시 뛰곤 했는데 이제 요령이 생겼다. 헐떡이던 숨이 약간만 잦아들면 그때 다시 달린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더 먼 거리를 비슷한 페이스로 뛸 수 있다. 지난 번 벤치에 앉아 쉬고 나면 달릴 생각이 없어지듯이 숨이 너무 안정되면 달리기 페이스로 다시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뛰는 도중에 너무 긴장을 탁 풀고 쉬는 대신, 가급적 페이스를 유지해본다.
이걸 더 잘하기 위해서 다른 걸 채우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다.
처음 달리기 챌린지에 세웠던 목표 “한 시간 안에 5km 달리기”를 이미 달성했다. 속도는 1km당 7분 남짓이다. 가능하면 6분 대로 달려보고 싶은데 무리일까? 10km 달려보기도 해보고 싶고..달리기에 조금씩 자신감이 붙으니 도전정신이 꿈틀댄다. 😁
이런 저런 도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그저 달리는 것 이외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게 뭘까 달리는 내내 생각해본다. 나에게 부족한 코어근육. 코어는 모든 운동에 기본이고 잘 단련시키면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아진다고 한다. 달리기로 유산소운동을 하고 있으니 최소한의 무산소운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사실 달리기와 코어운동을 병행하고 싶었는데 그간은 달리는 것만으로도 벅차 하지 못했다. 오늘은 이쯤 마무리하고 스트레칭과 레그레이즈를 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레그레이즈 15개씩 5세트, 브릿지 10개씩 3세트, 플랭크 1분씩 3세트, 인터벌은 각각 1분씩 추가로 진행했다. 힘들었다. 하지만 내일도 할 것이다. 🌠 근육이란 찾아볼 수 없는 내 올챙이 배에도 변화가 올까? 온다. 달리기처럼 달라지는 게 느껴질 거라고 믿어본다.
마라톤 42.195km의 의미
오늘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NRC를 확인했다. 10일차쯤 되니 뿌듯한 마음에 종종 나의 성과를 보곤한다. 열흘의 거리 총합이 40.95km였다. 어디서 많이 본 숫자인데.. 집에 오자마자 마라톤을 검색해본다. 42.195km는 마라톤 풀코스의 거리이다. 42.195km를 어떻게 한 번에 달리는 걸까 열흘에 나눠 달린 나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본다. 42.195km를 달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완주할 수 있을까? 뛰어난 체력, 그에 뒤지지 않는 정신력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도 뛰는 것을 ‘좋아하기’때문이 아닐까.
어느덧 쌓인 열흘 간의 달리기와 도전일지 또한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즐겁게 해낸 것 같다. 달리는 것도 좋았고, 글을 쓰는 시간 또한 행복했다. 단순히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특히나 익숙하지 않은 것들 것 더더욱 꾸준히 하기 어렵다. 하루 하루 달리고, 일지를 기록하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이유는 바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리기 챌린지를 통해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삶이 요상하게 무기력하고 우울한 이유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해서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면서 좋아하는 것을 자주 찾아야 한다. 그러면 나 스스로 행복한 일들이 계속해서 몽글몽글 피어날 것이다.
오늘의 달리기 일지
1. 달리는 동안 페이스 조절에 힘쓰며 속도 내보기
2. 달리기 후 코어운동 병행하기
3. 좋아하는 것 찾아보기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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