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13일차] 의지의 문제? 인지의 문제!
오늘도 7시부터 눈이 떠지고.. ⏰ 달리기를 속으로 외치며 기상했다. 어제 못했는데 오늘은 달려야지!! 원래 달리기 열흘정도 하면 중독되는 건가요..? 나름 이것저것 해봤는데 진짜 좋아서 하는 운동은 이게 처음인 것 같다. 효과 많이 보면서 약 2년 동안 한 요가도 가서 하고 나면 개운하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기까지가 너무 힘들었는데.. 일주일에 2-3회 겨우 갔었다.. 헬스는 하고 나면 수면패턴에 너무 문제가 생겨서 거부감이 많이 들었고 운동이라는게 원래 다 하기 싫은거구나 싶었는데 달리기는 좀 다르다. 안 힘든건 아닌데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나가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나에게 잘 맞는 운동이라 그런건지 남들도 다 그런건지 궁금하다.
날씨도 좋음, 미세먼지도 좋음
캬~ 오늘은 미세먼지 마저 내 편(?)이구나! 깨끗한 공기 흠뻑 마셔야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내달린다. 사실 8일차쯤에 중간점검처럼 내 몸에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뚜렷한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즘 하루, 이틀 사이에 묘한 변화들이 느껴져서 오늘은 그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변화, 허벅지🦵
요새 달리면서 몸이 가볍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안 힘든 느낌이 아니라 힘은 드는데 뭔가 예전에는 물먹은 솜처럼 내 몸을 질질 끌고 가는 기분이었다면 요새는 중력이 좀 덜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오늘은 달리면서 내 몸에 집중 해봤다. 확실히 달라진 건 허벅지가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자세히 말하면 허벅지의 근육이겠지. 이전에는 발바닥과 발목에만 힘이 느껴지고 나머지는 그냥 종이처럼 나풀거리며 뛰는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허벅지에도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다. 발과 발목에만 무리가 가는게 아니라 허벅지가 함께 도와주는 느낌, 허벅지에 힘이 생기니 몸의 중심이 묘하게 코어 쪽으로 몰리는 느낌이었다. (무게 중심이라기 보다는 기운? 에너지? 같은 것이 하체에서 위로 살짝 올라온 느낌)
두 번째 변화, 호흡💨
허벅지에 힘을 느끼며 탁탁- 달리니 더 재밌는 느낌이었다. 오오 신기한데~ 스스로 만족하면서 달리게 되었다. 어제 친구가 알려준 홈와드(스쿼트-팔굽혀 펴기-버피)를 해서인지 컨디션이 엄청 좋지는 않았다. 어제 운동이 구성이 알찬 좋은 운동인데 짧은 시간에 하는 전신운동이라 오늘 몸 몇 군데에 근육통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작은 좋았는데 중간, 중간 쉬는 구간이 좀 많았다. 그래서 5km를 달리면서 평균 7분 10초대로 밖에 달리지 못했다. 4km 정도를 뛰고 이제 슬슬 돌아가려고 집 근처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휴 오늘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하며 무심코 NRC를 봤는데… 보지말걸.. 5km까지 500m 남았다. 오늘은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고민을 했지만.. 결국 500m를 채우기로 한다. ㅋㅋㅋ 아니 중독자냐고😑
그렇게 아파트단지를 반 바퀴 둘러 달리고 있는데 내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얼마 달리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호흡이 거칠어졌다. 심할 때는 윗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현재 이 증상은 사라졌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신기하네. 언제 사라진거지🤔) 주말에 남편이랑 같이 뛸 때는 내가 너무 헐떡이니까 남편이 숨을 천천히, 깊게 쉬어보라고 말했다. 물론, 그럴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헐떡헐떡 뛰었다. 진짜 내가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상태였다.
세 번째 변화, 군살
나는 말랐지만 배가 나왔고, 30대에 접어들면서 군살이 늘어났다. 러브핸들이라고 불리는 옆구리살도 만만치 않았다. 유튜브에 많이 있는 코어운동을 해봤지만 동작을 하기 전에 정확히 자세를 잡을 수 조차 없기 때문에 매번 실패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하고 난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군살이 사라지고 있다. 몸의 쉐잎을 잡기 위한 근력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식단관리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침에 3-40분씩 달리는 것으로 몸에 라인이 슬쩍 정리되었다.
요새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코어운동을 추가해서 하고 있는데, 달리기에도 도움이 되고 꼭 배가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과연 꾸준히 할 수 있을지~
오늘은 달리기 후 추가로 레그레이즈 18회 씩 다섯 세트+브릿지 15회, 플랭크 1분 1회를 했다. 브릿지와 플랭크는 2세트 더 해주고, 마무리로 슈퍼맨 자세도 해줬어야 하는데 급격히 배가 고파서 오늘은 포기. 하하.. 내일은 꼭 채워야지. 그리고 달리러 나가지 못하는 날은 어제 친구가 알려준 그걸 5세트 다 해내는 걸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좀 여유를 갖고 중간에 인터벌을 주면서 하면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운동인 것 같아서 ㅎㅎ 만약 출근을 하고 바빠지면 그 운동을 기본으로 해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의지의 문제? 인지의 문제!
매일 달리면서 일지를 공유했더니 지인들의 반응이 한결같다. “다윤, 진짜 대단하다. 👍 이걸 어떻게 해?”라는 반응이다. 하는 동안 힘들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겨우 보름 정도인데.. 그 만큼 운동은 작심삼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의지가 대단해서, 내가 남들과는 달리 성실한 사람이라서 13일동안 매일 달릴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열정 하나로 뒤지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런 열정과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많다. 나에게는 특히 운동이 그랬다. 10여년 동안 나는 식사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고, 대충 먹고 살았다. 이렇게 망가진 몸은 어떤 운동이든 벽처럼 높게만 느껴지게 만들었다.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해본적도 없고. 꾸준하게 다닌 건 그나마 최근에 다닌 요가이다. 그마저도 피곤하면 안가고, 귀찮으면 안간 날들도 꽤 있었다. 어른들은 말한다. 의지가 부족한 거라고.
의지를 갖기 전, 내가 가진 문제에 대한 인지가 먼저 필요하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보다 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지는 “매일 30분 아침 달리기를 하는 것”(무엇을 어떻게)이고, 인지는 “더 이상 저질체력으로 살기 싫다, 재택근무 기간 2주동안이 기회다.“(왜)이다. 수년간 주위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고 살아왔다. 직접 하지는 않지만 기록하고, 공유하는 그들의 글들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운동과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가 시작되었다. 무언가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은 단순히 의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내가 왜 해야하는지부터 알고 시작하면 오히려 포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왜에 대한 대답이 내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운동을 꾸준히 하기까지 10년이 걸렸고, 앞으로 10년이 지나야만 몸이 완전히 익숙해 질지도 모른다. 여유를 가지고 내 자신을 기다려주되,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달리기를 하고, 일지를 쓰는데 한 두시간이 드는 게 아니다. 하루종일 틈틈히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풀어내고 관련 이미지를 찾아 첨부한다. 하지만 이러한 글들이 추후 슬럼프가 온 나 자신을 위해서, 혹은 또 다른 누군가의 머릿속에 인지적인 영감을 준다면 참 기쁠 것 같다.
오늘의 달리기 일지
1. 지금처럼만 달려보기
2. 달리기 도중 호흡 길게 들이마시고 내뱉어 보기, 호흡의 변화 확인해보기
3. 운동 후 약간의 탄수화물 섭취해보기
오늘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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