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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꽂힌 [책]

[사연있는 북클럽] 미국 흑인노예들의 탈출과정을 담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by Dayunish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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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북클럽] 미국 흑인노예들의 탈출과정을 담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오프라가 추천한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오프라 윈프리의 북클럽에서 소개되어 알게 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미국계 아프리카인인 콜슨 화이트헤드의 작품으로서 미국 흑인 노예의 탈출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한 소설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일제강점기 우리 조상들의 수모와 독립에 대한 염원을 마음에 품고 산다. 나 또한, 이유 없이(정치, 외교적&역사적 이유는 존재하지만 제국주의에 의한 인간의 존엄성 훼손에는 어떠한 이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억압받은 우리 민족의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도 일본은 이유를 달며 본인들의 과거를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해오고 있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방식으로 무고한 미국 기자 한 명이 목숨을 잃게 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 사고로 인해 미국 전역 및 전 세계는 Black lives matter라는 운동으로 들끓었는데, 나는 사실 백인의 흑인차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무고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강제 노예로 동원하였다. 그리고 추후 이것에 정치적 이념 차이까지 발생해 남북전쟁(civil war)가 시작되었다.'정도가 내가 이해하고 있는 전부였다. 나(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억울하고 분하면서 남의 역사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 순간 부끄러워졌다. 

나의 무지함을 하나씩 깨우쳐 보자는 것이 오프라의 북클럽 리스트 내 여러 책 중에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읽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underground railroad)의 실제모습, 우측 하단과 같이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연결해 탈출을 도모했다고 한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19세기 초,중반 미국의 흑인 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캐나다 또는 노예제도 폐지에 힘쓰는 주(states)로 탈출하기 위한 비밀스럽고도 조직화한 지하터널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지하터널 시스템뿐만 아니라 탈출한 흑인 노예들과 이를 도와주는 협력자들을 지칭하는 통합적인 말로 쓰였다고 한다. 17세기에 스페인령인 플로리다로 탈출하는 루트로 시작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남북전쟁이 발발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졌고, 1850년도까지 약 10만 명의 노예들이 이 루트를 통해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쉽게 알고 싶다면, 소설로 접근하라>

그렇다고 몇십 년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깨우치기란 쉽지 않다. 배워야 하고, 관심을 꾸준히 두는 만큼 보일 것이다. 딱딱한 역사책으로 해소하기보다는 소설책을 통해 비교적 쉽게 접근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읽게 되었다. 나와 같이 흑인차별에 대해서 접하고 미국 사회 및 유럽 전역에 어떤 식으로 흑인차별이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추천한다. 

할머니 시절부터 미국으로 강제 이주를 당해 조지아의 한 농장에서 3대째 노예생활을 하는 코라는 억압받는 순간에도 늘 자유를 꿈꾸고 있다. 어머니 메이벨이 본인과 할머니만 이 지옥 같은 농장에 버려둔 채 탈출한 것과 같이 본인 또한 이곳에서 벗어나리라는 마음이 날로 커진다. 같은 농장의 시저와 함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지하 탈출로)를 통해 끝없는 탈출을 시도하고, 노예 사냥꾼은 이들을 압박해온다. 


<흑인노예들의 염원을 담은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한 구절, 해석본은 아래에..

"미국의 존재도 망상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망상이겠지요. 백인들은 진심으로 그 땅을 빼앗는 것이 그들의 권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디언을 몰살시키는 것, 전쟁을 일으키는 것, 그들의 형제들을 노예로 삼는 것 모두.. 이 나라는, 세상에 정의가 있다면, 그 시작 자체가 살인, 절도, 잔인함이기 때문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 존재하고 있습니다." -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p285*

존재와 권리조차 부정당한 기구한 역사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으려는 그들의 의지는 마음속에 불꽃을 일으킨다. 

참담한 노예제도의 추악함으로 책장을 넘기기 힘들다가도, 쫓고 쫓기는 탈출과정의 사실적인 묘사는 빨리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이것이 콜슨 화이트헤드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가 소설로서 지닌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소설화한 이 작품은 신랄한 현실과 그 와중에 이들의 탈출을 돕는 이들의 인류애가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주제는 다르지만,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독립투사들과 이를 돕던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절로 떠올라 감정이입이 되기도 한다. 자유를 억압받던 흑인 노예들에게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탈출 경로 그 이상으로, 한 줄기 희망이자 간절한 염원으로 만들어진 익명의 연대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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